나의 노래

비가

어화_ 2010. 3. 5. 02:56

비가 오면 늘 가던 길도
하던 말 입던 옷도 기억이 나질 않네
스무살이 넘고 겨울이면
아니면 봄이라는 저녁만 돌아오면
비가 오네 마음 속에
아직은 다행히 그러네
비가 비가 비가 흔들려

비가 오면 늘 보고 싶던
애인 생일도 전화번호도 모르겠네
스무살이 넘고 여름이면
아니면 가을에도 저녁만 돌아오면
비가 오네 마음 속에
아직은 다행히 그러네
비가 비가 비가 흔들려

알고 사랑하는 건지 사랑하고서 아는 건지 모르겠네
비가 비가 비가 비가 정신 없이 흔들려 안기네
울고 나면 우는 건지 울고 나서 우는 건지
인생이란
비가 비가 비가 비가 정신 없이 떨어져
입 맞추네
비가 비가 비가 비가

-이상은 7집 <외롭고 웃긴가게>




흔들릴 것을 알지만
언제나 기다린다.

비가 정신없이 떨어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비가 비가 비가...